[섬 이야기]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그러나 2024년 12월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은 국정과제를 통해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사업들을 발표한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당시 6대 국정목표와 120개의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이 글에서는 지난 2년 반 동안 추진된 섬 관련 정책을 살펴본다.
섬 지역은 전체 인구의 0.5%만 거주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해양 영토는 국토 면적의 4.4배에 달하며 섬 지역이 이 영토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법에서 규정하는 영해와 영공이 설정되며, 섬은 배타적 경제수역(EEZ), 어업구역, 해양자원구역 등 국가 주권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섬은 국민의 삶의 터전이자 중요한 자원 기반으로도 기능한다.

완도 노화도 연안여객선(사진=박성현)
윤석열 정부는 취임 직후 6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언하며 지방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헌법 제14조는 모든 국민이 거주와 이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지방, 특히 섬 지역은 불편한 생활 환경과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늘날 섬은 열악한 접근성과 낙후된 정주 환경, 삶의 질 악화 등으로 인해 새로운 인구 유입은커녕 기존 인구마저 급격히 줄어들어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민 수에 따라 결정되는 교육 및 의료 서비스도 제대로 제공되지 못해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섬 주민 교통권 보장을 위해 2025년까지 연안여객선 공영제 도입, 해상교통 소외도서 해소, 섬 주민 여객선 요금 경감을 약속했다. 연안여객선 공영제는 정부가 교통수단을 직접 소유·운영하거나 공기업을 설립해 공적 재원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2년 “연안여객선 공영제 도입을 위한 실시방안 연구”를 진행하며 2025년까지 공영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낙도보조항로 28개 노선에만 우선 도입하고 나머지는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으로 바꾸었다. 민간 선사가 운영하기 어려운 수익성 낮은 항로만 공영제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 12월 기준, 연안여객선이 기항하지 않는 유인도는 464개 섬 중 55%인 253개에 달하며, 이는 2019년 247개에서 6개 섬이 증가한 수치이다. 여객선은 줄어들고 미기항 섬은 늘어나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해양수산부는 미기항 섬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섬 주민들의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2024년 7월, 해양수산부는 섬 주민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대면 섬 닥터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 사업은 전국 100개 유인도의 어민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하며, 2024년 8월부터 12월까지 총 5개월간 진행되었다.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섬 지역 거주 어업인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사전진료, 진단 및 치료, 약 처방 및 전달, 진료기록 관리 등을 원격의료 전문업체가 지역 마을회관에서 제공한다. 또한 필요한 경우 섬 주민들은 시스템을 통해 직접 병원 방문 약속을 잡을 수도 있다. 이 사업은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지속 가능한 운영과 대상 섬 확대를 위한 재정 및 시스템 지원이 필수적으로 현재로는 파일럿(Pilot)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상당수의 섬 주민이 긴급 상황에서 의료기관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응급 의료체계 확충도 병행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섬진흥원[사진=한국섬진흥원 홈페이지]
문재인 정부는 섬 관련 사업의 중복과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 섬 총괄 공공조직 설립을 논의했고, 2021년 9월 한국섬진흥원이 출범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진흥원의 예산(정부출연금)은 2022년 57.2억 원에서 2025년 48.9억 원으로 줄어들며 매년 감소세를 보인다. 또한, 제2대 원장 인선이 5개월째 지연되며 경영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 섬 주민 신뢰 저하와 업무 차질이 현실화 되고 있다. 신생 기관으로서 섬 연구와 진흥사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예산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섬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발표했으나, 이행 과정에서 한계가 드러났다. 교통, 의료, 연구·조사 등 각 분야에서 일부 성과는 있었으나, 정책 실행의 속도와 실질적 효과는 부족했다.
향후 섬 주민의 교통권을 보다 철저히 보장하기 위해 공영제 확대와 함께 미기항 섬 실태 조사를 우선해야 한다. 의료 서비스는 원격진료 서비스의 성공적인 정착과 확대, 응급 대응 체계 강화가 병행되어야 하며, 섬 진흥을 위한 한국섬진흥원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강화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평등권에 입각해 섬 주민들도 차별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출처 : 폴리뉴스 Pol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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